개시 났습니다 (개시까지 후기)
개시나면 그냥 좋을 줄 알았는데 만감이 드네요. 빚이 생길 무렵부터 빚이 늘어나면서 자의반 타의반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못하고 고립되었던 시간들이 떠오르네요. 신불자가 됐다는 것과 이렇게 기적같은 혜택을 받았다는 게 잘 믿기지 않기도 하고요. 성인으로서 제대로 자립하지 못하고 사회 제도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살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사회보장제도의 끝판왕 혜택까지 다 받았으니 앞으로는 제대로 살아서 세금 많이 내고 주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채무증대경위서에 썼던 것처럼요. 개시까지 딱 3개월 걸렸어요. 회생위원님 잘 만나서 제가 보정서 빨리 냈으면 더 빨리 개시됐을 거예요. 첫 보정권고는 접수 후 한달째에도 안나와서 법원에 전화했는데 3일 뒤엔가 보정이 나왔어요. 확실히 알 순 없지만 전화해서 회생위원이 외부위원으로 바뀌었고, 바뀐 뒤에 이 분이 빠르게 보정 권고 내 준 것 같다고 생각돼요. 보정서를 2주안에 못 내서 보정연기서 내고 한주 미뤘는데 그때도 못내서 제출 서류 중 일부만 내면서 일주일 뒤에 더 내겠다고 썼어요. 첫 보정이 힘들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몸이 망가지는 느낌이었어요. 보정권고 받은 직후에 며칠 바짝 달려들어서 했으면 좋았을텐데 찔끔찔끔하면서 미루다보니 오랜 시간동안 시달리게 되더라고요. 최근 대출 내역 소명은 신청시 필수 서류는 아니지만 보정에서 웬만해선 빠지지 않는 서류인 것 같으니 1~2년 내 대출 있으신 분은 미리 준비해서 보정 나오기 전이라도 작성되는 대로 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2차 보정권고는 1차 보정서 제출 후 이주만에 나왔어요. 변제금 상향하라는 거였는데 결정하고 변제계획안만 수정하면 되는 거라서 권고 받은 날 바로 냈어요. 그런데 재산목록을 빠뜨려서 회생위원님한테 전화받고 내면서 연휴끼고 주말껴서 일주일 정도 더 지체된 것 같아요. 서류 냈더니 회생위원님이 업무수행보고서 다음날 올리셨고 3일만에 판사님 서명하셨어요. 어플에서 업무수행보고서 기록은 판사님 서명까지 된 후에 뜨더라고요. 업무수행보고서 기록이 안 올라와서 지체되나보다 생각했거든요. 저는 어플로 진행내역 확인하면서 나의사건검색만 하고 <기록열람>은 안해서 자세한 내역을 못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금지명령도 다음날 바로 나왔는데 3일만에 나온 줄 알았어요. 법원 어플에서 <나의 사건 관리>로 들어갔을 때 사건 번호 옆에 나오는<기록열람> 안 눌러신 본들 계시면 눌러보세요. 제 기록 열람해보니, 주말에도 서류 올리고 야근도 하는 회생위원님이었습니다. 이분한테 1,2차 보정에 개시까지 딱 보름 걸렸던 분 봤는데 회생위원님이 이런 식으로 일하시는 분이라서 그런 것 같네요 서류는 빨리 못내면서 변제는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내고 싶어서 신청할 때 제 맘대로 접수 후 1개월부터 변제한다고 변제계획안 냈어요. 그랬더니 보정권고에서 현금 은닉한 건 아닌지 엄청 의심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첫 보정에서 최근 3개월 내 현금서비스, 카드론 신청 내역, 모든 은행 현금 출금 50만원 이상 내역 내라고 했습니다. 채권사에 속하는 신용카드 사용 내역서 6개월치도요. 현금을 안 쓰면서 살아서 현금 출금 내역은 만원도 없었고, 현금서비스, 카드론 신청 내역도 없었고, 신청 전까지 카드를 깨알같이 쓰긴 했는데 큰 돈 사용 내역은 없어서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중간에 보정서 내서 변제계획일 고칠지 고민도 했는데 이왕 낸거 그냥 진행하자고 생각했는데 잘한 것 같습니다. 조건부인가니까 더더욱 빨리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1년에 한번 소득 신고하고 소득이 오르면 변제계획안 내라는 조건부인가입니다. 열심히 검색질 해보니, 상향분 퍼센트가 제시되어 있지 않아도 통상적으로 1년치 평균 월 소득으로 계산했을 때 20퍼센트 정도까지는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해서 법원에서 변제금 올리지 않고 용인해주는 것 같기도 해요. 변제금을 올리더라도 상향분의 전부가 아닌 일부분인 것 같고요. 그리고 36개월이라고 해도 면책 시기에 따라 두 해 정도만 신경쓰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조건부를 너무 걱정하시거나 조건부 나왔을 때 너무 절망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전세대출금이 신용대출이라 청산가치로 잡히는 동시에 면제 재산 적용 받으시는 분들은 총 변제금이 적어도 전세금 이상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면제재산 적용 덕분에 제가 변제금으로 내는 돈보다 전세보증금으로 남는 돈이 더 많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나 싶어서 어리둥절했어요. 겪어보면서 판사님 및 회생위원님이 보정으로 조정하신단 걸 알았습니다. 신청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이전 글에도 적었지만, 1. 신청 시 인지대 등의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면책 후에 50% 정도는 돌려받을 수 있다. 2. 연체된 뒤에 신청해서 금지명령 전에 기록이 올라가면 면책이 되어도 과거에 '연체했었다'는 기록이 5년 보관될 수 있으니 가급적 연체되기 전에 신청서를 내서 금지 명령을 받으면 좋다. 그러나 그 기록 때문에 면책 후에 신용생활이 불가한 건 전혀 아니니 연체를 피하기 위해 너무 애쓸 필요는 없다. 는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리인도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철저히 혼자 진행해서 개시가 나니 이 카페가 제일 먼저 생각났어요. 나홀로 소송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좋은 프로그램 제공하시고 전문가의 조언이 꼭 필요한 질문에 빠르게 답해주시고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주신 김웅 변호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